2025학년도 여름 학기 한국어학당 졸업식 축사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어학당에서 2000년까지 가르쳤고 지금도 한국어교육을 하고 있는 백봉자입니다. 반갑습니다.
먼저 한국어학당에서 모든 과정을 마치고 졸업하시는 여러분에게 축하의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온 정성을 다해 가르쳐 주신 선생님과 안전하고 편리한 학교생활을 위해 도움을 주신 행정팀 선생님들의 노고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 연세대학교는 140번째, 한국어학당은 65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연세대학교는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고 한국어학당은 세계 곳곳에서 한국과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한국어학당은 1960년 제1회 졸업식에서 두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18만 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정규과정에서만 9천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니 대단하지요.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창을 하나 더 갖는 것’이라고 합니다. 새 창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보고, 새 경험을 하고 지식을 얻어, 성장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작지만 신비가 가득한 나라,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배워서 미래를 보는 시야를 갖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축하할 일입니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다른 교육과정과는 다릅니다. 언어를 통해서 새 문화를 접하게 되면, 깊이 있는 사고를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되지요. 언어를 배우는 것은 스스로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자기계발을 하는 과정입니다.
좋은 선생님은 학생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것을 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학생이 이미 지니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새 것을 창조하도록 노력합니다. 이해를 위해 질문하고 거기에 또 질문을 더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합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해서 미래 세계를 열어 가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국어를 배운 여러분들은 엄청난 성장을 했을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언어교육기관에서, 경험 많은 좋은 선생님들에게서 한국어를 배운 여러분은 행운아입니다. 그 자산이 여러분의 앞날을 비추는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앞길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8월 19일
전 한국어학당 교수
백봉자
2025학년도 여름 학기 한국어학당 졸업식 답사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원장님과 선생님들, 사랑하는 동료 학생 친구들, 그리고 이 자리에 저희와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2025년 여름 학기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졸업생을 대표해 이 자리에서 답사를 하게 된 미얀마에서 온 띧띧입니다.
저는 작년 봄학기에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1급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 저는 미얀마의 외국어대학교 중국어 전공이었는데 그때 한국어를 전공하는 친구들을 통해 연세대학교라는 학교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만 해도 제가 이곳에서 이렇게 한국어로 논문도 쓰고 토론회도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난 뒤, 우리나라에서 군사 쿠데타와 내전이 일어나 많은 젊은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해외로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고, 그때 처음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던 끝에 연세대학교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긴 했지만, 한국어라는 언어를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오기 전, 저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만 간신히 알 뿐 한국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국으로 온 첫날, 공항 픽업을 부탁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길거리에서 잠을 자야했습니다.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나 막막하고 두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저의 한국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또 고향과는 전혀 다른 날씨 때문에 적응이 힘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한국처럼 일교차가 심하지 않습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은 봄이었지만 아열대 지역에서 온 저에게는 너무나 추운 겨울 같았습니다. 또 저는 길눈이 어두운 사람이어서 한국에 온 후 자꾸 길을 잃었습니다. 어학당 오리엔테이션날에는 친구 덕분에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왔지만 다음날 혼자 교실에 올 때는 길을 잃었습니다. 아무리 지도앱을 봐도 길눈이 어두워서 학교 첫날 1시간을 늦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때 1급 선생님들이 정말 친절하게 알려 주셔서 다행히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의사소통하는 것도 조금 어려웠습니다. 저는 집에서도 말을 많이 못하는 사람이어서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말할 때 실수가 많을까 봐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연세 어학당에서 공부하면서 학교의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제 성격도 바뀐 것 같습니다. 한국에 온 후, 고향 소식을 들을 때마다 슬펐고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봄 학기에 우리나라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제 가족들은 무사했지만 친구들이 있는 지역과 다른 지역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떄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따뜻하게 위로해 준 덕분에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항상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새로운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힘들었지만,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따뜻한 손길 덕분에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고 저 스스로를 믿게 되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와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를 믿어주고 이끌어 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언제나 곁에 있어 준 친구들 덕분입니다.
어학당에서1급부터 6급까지 공부를 이어가며 이 모든 어려움들을 조금씩 이겨냈고, 마침내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화자찬은 아니지만 저 뿐만 아니라 여기 계신 친구들도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에 함께 있다고 생각하니 저와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인생의 길잡이이자 가족이 되어 주신 선생님들과, 좋은 순간이든 힘든 순간이든 언제나 제 곁을 지켜준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오늘 졸업을 하는 사랑하는 친구들.
지금보다 더 밝을 우리의 미래의 그날까지, 연세대학교의 상징인 독수리처럼 힘차게 날아오르기를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8월 19일
졸업생 대표
띧띧 로인(THIT THIT LWIN)